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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휘날리며』 리뷰 - 동생을 살리기 위해 괴물이 되어간 형의 이름 구두닦이 진태와 학생 진석, 전쟁이 갈라놓은 형제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는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평범하게 살아가던 형제 진태와 진석이 갑작스레 전쟁터로 끌려가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그린다. 장동건이 연기한 형 진태는 구두를 닦아 번 돈으로 똑똑한 동생 진석을 대학까지 보내겠다는 꿈을 품고 살아가는 인물이고, 원빈이 연기한 동생 진석은 형의 헌신에 힘입어 학업에 매진하는 순박한 학생이다. 두 사람은 서울역에서 열차를 타려던 중 강제로 국군에 징집되고, 미처 준비도 되지 않은 채 전장의 한복판으로 내몰린다. 진태는 몸이 약한 동생만이라도 전역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상부는 태극무공훈장을 받으면 동생을 제대시켜 주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이때부터 진태는 동생을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물불.. 2026. 9. 14.
『실미도』 리뷰 - 존재하지 않았던 부대, 존재해야 했던 사람들 684부대, 지도에 없는 섬에서 시작된 훈련강우석 감독의 실미도는 1968년 김신조를 비롯한 북한 무장공비들이 청와대를 습격하려 했던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창설된 실제 특수부대, 이른바 684부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사형수와 무기수, 사회에서 갈 곳을 잃은 이들을 모아 북한 김일성의 목을 따 오라는 명령 아래 인천 앞바다 실미도에서 극한의 훈련을 시키는 이 부대는 애초부터 국가의 공식 기록에 존재하지 않는 조직으로 운영된다. 설경구가 연기한 강인찬은 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쓰고 사형을 선고받은 인물로, 실미도에 자원하는 대신 사형을 면하고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고자 이 부대에 합류한다. 안성기가 연기한 김창수 부대장은 이들을 훈련시키는 임무를 맡은 인물로, 처음에는 냉혹한 태도로 대원들을 몰아.. 2026. 9. 14.
『지구를 지켜라!』 리뷰 - 사장님은 정말 안드로메다에서 온 외계인일까 병구의 지하실에 감금된 강만식 사장장준환 감독의 데뷔작 지구를 지켜라는 화학회사 사장 강만식을 납치해 지하실에 감금한 청년 병구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신하균이 연기한 병구는 자신이 지구를 침공하기 위해 파견된 외계인들의 왕자를 찾아내는 임무를 맡고 있다고 믿는 인물로, 그가 지목한 대상이 바로 백윤식이 연기한 회사 사장 강만식이다. 병구는 만식을 결박한 채 온몸에 벌레 기피제를 바르고 극한의 고통을 가하며 그가 안드로메다 왕자라는 자백을 받아내려 하는데, 이러한 설정만 놓고 보면 그저 기괴한 광기극처럼 보이지만 영화는 병구가 왜 이러한 망상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서서히 풀어내며 전혀 다른 층위의 이야기를 완성해간다. 병구는 어린 시절 산업재해로 아버지를 잃었고, 노동운동을 하던 어머니 역시 안기부의 폭력적.. 2026. 9. 14.
『변호인』 리뷰 - 세금계산서만 알던 변호사가 국가보안법 앞에 서던 날 돈 되는 등기 일만 하던 송우석의 부산양우석 감독의 변호인은 1980년대 초 부산을 배경으로, 대학 문턱도 밟지 못한 채 고시에 합격해 변호사가 된 송우석이 인권변호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송강호가 연기한 송우석은 영화 초반부 돈이 되는 부동산 등기와 세무 소송에만 몰두하는 속물적인 변호사로 등장한다. 그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딛고 오직 자신의 힘으로 성공을 일군 입지전적인 인물로, 국밥집을 운영하며 자신을 외상으로 먹여주었던 순애 아줌마에게 은혜를 갚는 장면에서 볼 수 있듯 세속적인 성공 이면에 인간적인 정과 의리를 지닌 인물로도 그려진다. 그러던 어느 날 순애 아줌마의 아들 진우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갑자기 연행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송우석은 그저 아는 사람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가벼운 마.. 2026. 9. 13.
『1987』 리뷰 -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그 말 이후 남영동 조사실에서 시작된 거짓말장준환 감독의 1987은 1987년 1월 서울대생 박종철이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물고문 끝에 사망한 사건에서 출발해 그해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지는 격동의 시간을 촘촘하게 재구성한 작품이다. 영화는 박종철의 죽음을 은폐하려는 공안 권력과 이를 파헤치려는 이들 사이의 팽팽한 대치를 다층적인 시선으로 그려내는데, 김윤석이 연기한 박처장은 공산주의자를 색출한다는 명분 아래 고문과 조작을 서슴지 않는 냉혹한 인물로 등장해 이 시대 국가 폭력의 얼굴을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사건 초기 경찰은 박종철의 사인을 단순 쇼크사로 처리하려 하지만, 하정우가 연기한 최검사는 시신을 화장하지 말고 부검하라는 지시를 내리며 진실을 향한 균열의 첫 틈을 만든다. 이 균열은 이후 언론과 재야인사, 교도관.. 2026. 9. 13.
『택시운전사』 리뷰 - 서울 택시기사가 광주로 향한 그날의 요금 외국손님 태우고 사라진 김만섭의 택시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를 배경으로, 평범한 서울 택시기사 김만섭이 외국인 기자를 태우고 광주로 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송강호가 연기한 김만섭은 밀린 월세를 걱정하고 어린 딸을 홀로 키우는 생활고에 찌든 소시민으로, 정치나 시대 상황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우연히 외국인 손님을 태우면 큰돈을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다른 기사보다 먼저 그 손님을 가로채는데, 그 손님이 바로 토마스 크레취만이 연기한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였다. 힌츠페터는 광주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를 취재하기 위해 서울에서 광주까지 데려다줄 택시를 급히 구하던 참이었다. 김만섭은 그저 서울로 당일치기로 돌.. 2026. 9. 13.